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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근황
0. //

  신변잡기도 겸해서 최근 일어난 주변 일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이 글을 볼 사람들, 친우들에게 안녕을 전한다는 부차적인 목적이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차적이다. 슬슬 이 이글루 폐쇄할까도 고민중이고, 이미 새로운 보금자리 준비도 해놨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글루에는 이글루 링크라는 멋진 기능이 있어서, 아주 아무도 안보는 것도 아닐 것이기에 적당히 신경쓰면서 적기로 한다. 뭐, 어차피 별로 자신의 신변을 자주 말하는 주제도 되지 못해서 어떻게든 길어지기 마련이겠지만…….


1. 애인 //

  아는 사람은 알고 있는 일이겠지만, 애인이 있다. 만난지는 네 달하고 보름 정도? 그녀는 대담하고 사교적이며 책임감이 크다. 동시에 세심하고 의외로 조신한 면도 있다. 마치 남성성의 좋은 점과 여성성의 좋은 점을 가진 듯하다. 간단히 말해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결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결점을 자신 또한 알고 있으며, 그것을 고민하고, 때때로 내게 사과한다. 그 점이 또 귀엽다. 아마도 그렇기에 이러니저러니해도 헤어지지 못하는 것일테지.

  계기는 아주 단순했다. 그녀가 나를 사랑해줬다. 그런 순수한 호의를 받은 적은 처음이었기에, 나 나름대로 그것에 보답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사귀었고, 나름대로 책임감을 느꼈고, 함께 있는 시간이 소중했다. 하지만 그랬던 것이 조금씩 달라졌다. 어느새 내 인생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존재가 되었다. 뭐, 괜찮지 않을까? 80년, 아니 50년도 되지 못할 짧은 인생 속에서 이렇게까지 신경써야 할 사람 한 명 정도 있는 것이야. 그것도 내가 맘에 들어하는 사람이라면.


2. 집안 사정 //

  아버지가 일을 안하신다(웃음).

  덕분에 학교는 휴학하고 있다. 이미 두 학기를 대출로 다녔기 때문에 가족을 제외한 내 개인 경제 사정도 그렇게 좋지 않다. 근 천 만원 가까히 되는 빚이 있는 셈이니까. 그렇기에 저번 학기는 '이번에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다음 학기는 없다!'라는 각오로 다녔지만, 어리석은 나 자신의 사소한 흔들림 때문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나 다음 학기에는 이러지 않을거야(울음).

  아버지가 일을 안하시는 이유는 잘 모른다. 하지만 빚이 몇천만원 단위로 있다는 것 정도는 귀로 듣고 있다. 거기에 아버지에게서 2천만원 정도 돈을 빌린 뒤, 갚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빚을 지고, 빚을 받아야 한다. 아버지도 참 경제적인 의미에서 복잡한 삶을 살고 계신다.

  덕분에 요즘은 알바 삼매경에 빠져있다. 거기에 대한 이야기는 3번에서.


3. 알바 사정 //

  맥도날드 알바를 한달 반 동안 하다가 끝냈다. 뭐, 알바 동료들이 모두 아쉬워하는 걸 보니 그럭저럭 잘해왔던 것 같다. 단순히 인원 부족이라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

  될 수 있으면 오래하고 싶었던 알바이긴 하다. 일은 힘들었지만, 동료들 사이도 좋았고, 정신적 스트레스는 그다지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중으로 껍질이 벗겨지는 손가락을 보고 정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과 애인에게 너무 걱정 끼치는 것도 미안하고.

  알바를 그만두고 일주일 정도 쉰 뒤에 PC방 알바를 구했다. 사장님이 굉장히 깐깐한 PC방이었다. 아마도 어디 회사원이었다가 PC방을 차린 것 같았다. 자영업에 대한 자부심이랄까, 선입견이 대단한데, 문제는 그것을 알바에게도 강요하는 것이었다. 대충 분위기를 보니 이미 수없이 많은 알바들이 일하다가 도망친 것 같다. 흠좀무.

  뭐, 그것 외에는 알바 자체는 솔직히 널널하다. 맥도날드에서 일하던 습관이 들여져서 놀면서 돈받는 기분. 밤을 센다는 것 자체가 이미 중노동에 가깝긴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내겐 야간에 일하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뭐, 하긴 아직 맥도날드까지 합쳐도 시작한지 두달 정도 밖에 안됐으니까. 앞으로 조금 더 두고볼 일이다.

  알바를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경제상황도, 일을 할 때마다 소모되는 체력과 정신력도 아니라 애인을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리 만난다 하더라도 충족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조금 씁쓸하다. 하긴, 어떤 것도 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분명 좋은 상황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이 느끼는 압박감은 그다지 크지 않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아직 큰 고생을 하지 못했다고 해야할지.


4. 오락 //

  SD건담 G제네레이션 워즈를 하고 있다. 더블오 건담이 참전한 데다가, 기존의 G제네와는 달리 슈로대와 같은 연출을 보여주고 있어서 꽤나 흥미롭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존에 1헥스 뿐이던 전함이 10헥스 이상의 크기로 커졌다는 점이다. 이것 만으로 전장의 스케일이 커지고 전략의 폭이 넓어졌다. 또한 MA같은 대형 유닛도 크기에 따라 헥스를 차지하는 크기가 달라졌다. 2L 유닛은 2x2헥스, 3L 유닛은 3x3헥스라는 식이다. 꽤나 비싼 값을 주고 구입한 것인데, 돈이 아깝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 외에 하는 것은……없다.

  ORPG 하고 싶다.

  디월드라도 끼워달라고 할까……?


End. //

  대충 끝마치기. 아직 더 할 이야기가 남아있는 듯 남아있지 않지만, 어차피 상관없을 것이다. 남의 사정 따위 백해무익이고.

  여기까지 봐주신 이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자주 쓰이는 겸양의 말이기에 조금 더 좋은 말을 적었으면 하지만, 굳어버린 손가락으론 담담히 감사의 말을 전하는 수 밖에 없다. 모쪼록 흔히 쓰였다는 이유로 나의 감사하는 마음이 부족하게 여겨지지 말아졌으면 한다.
# by TheLow | 2009/09/30 10:41 | 백해무익(百害無益) | 트랙백 | 덧글(5)
정글에 살다
  세상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게 아니외다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어차피 우리들은 모두 정글의 아이들
  어릴적 TV에서 10원짜리 팬티를 입고 20원짜리 칼을 차고 노래한 타잔을 보고 자라난 아이들
  10만원짜리 양복을 입고 20만원이라도 들어있는 카드를 가지기 위해 자라난 아이들

  가로등을 보고 그 주변을 맴도는 하루살이를 보며 처량하다 생각하지 마십시오
  어차피 가로등은 한낱 반딧나무에 불과하외다
  거기에 무엇 얻어먹을 것이 있어서, 어떠한 따스함이 있어서, 어떤 외로움에 몸을 떨었기에
  그 주변을 맴돌고 있느냐, 하루살이.
  ──들 또한 정글에서 사는 이들이니

  옥상에 올라 창동에서 도봉역까지 지나가는 1호선 지하철을 보면서
  거기엔 누가 올라타고 있고, 어디로 가고 있고, 그들과 자신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하지 마십시오
  빌어먹을 그들만이 X 또한 당신도 눈 앞을 지나가외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할 때에, 당신이 편히 자고 있다 생각하지 마십시오
  내일 아침 발을 땅에 내딛는 순간 정글의 덩쿨이 당신의 발을 얽매이외다
  그저 생각이 날때 자신이 정글에서 살고 있다는 것만 상기하면 족하이다
# by TheLow | 2009/07/29 02:08 | 습작-시 | 트랙백 | 덧글(2)
[설정] 황가의 상황
  이전대의 황제였던 프레데릭은 가혹한 정쟁과 내전을 통해 탄생한 황제였습니다. 그 내전은 백일전쟁이라 불리며 프레데릭을 제외한 모든 형제와 친척들이 죽을 정도로 가혹하고 비참한 전쟁이었습니다. 거기에 그 전쟁으로 쌓인 각 지방 유지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운하전쟁(제국이 왕국을 침략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이 두 번의 전쟁으로 제국군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고, 제국 횡단 열차를 건설하려던 거대 토목 작업도 중지되어 제국의 발전은 10년이나 뒤쳐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프레데릭은 현재 계승체계가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비극적이며, 제국에 해악이 되는지를 깨달았습니다. 독실한 라오의 신자였던 프레데릭은 라오의 도움을 청합니다. 프레데릭은 저번 전쟁에서 수없이 많은 형제들이 죽고 자신만이 살아남은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자신의 자식들 모두가 살아남을 거라는 기대를 일치감치 버렸습니다. 따라서 라오에게 그가 바란 것은 자식을 버리더라도 제국에 큰 피해를 주지 않고 단 한 명의 강한 황제를 선별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라오는 거기에 한가지 신탁을 내립니다. 황제의 자녀들 모두에게 주는 열두 시련이 그것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프레데릭의 자녀들은 모두 가혹한 시련을 겪게 됩니다. 몸이 약하게 태어나거나, 유모의 실수로 강가에 흘러가버리거나, 사나운 맹수를 만난다거나, 누명을 쓴다거나 하는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하나하나의 시련이 그들의 경험과 힘이 되어줬습니다. 하지만 역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것은 단 한 명 뿐이었습니다. 그것이 현 황제인 크리스티나 여제입니다.

  그녀는 갓난아기 시절에 유모의 실수로 강가에 흘러가버렸습니다. 그 유모는 그 일로 자결해 버리고 말았습니다만, 그녀는 왕국 출신의 늙은 방랑 용병인 아사기에게 구출됐습니다. 그녀와의 만남에 어떤 운명을 느낀 아사기는 그녀를 데리고 다니며 검술을 가르쳤습니다. 그 후로 많은 시련이 그녀에게 닥쳤습니다만, 그녀는 무사히 28년을 살아남아 마침내 황제가 되었습니다. 라오의 수석사제가 그녀가 정통한 황제의 혈통이라는 것을 밝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환호했습니다. 프레데릭이 병으로 사망하던 것과 동시에, 탑에 가두고 철통같이 지키고 있던 마지막 황태자가 덩굴을 타고 올라온 독사에게 물려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자, 그것도 천한 방랑 용병이 황제가 된 것을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찌됐든 정통한 황제의 혈통은 그녀 뿐이었고, 사람들은 침묵했습니다. 크리스티나는 황제에 걸맞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그들을 다스렸고, 제국은 안정을 되찾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때 한 명의 사내가 나타납니다. 그는 젊은 나이에 불구하고 무서울 정도로 강한 신성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힘으로 많은 이단을 처단한 이단심판관이었습니다. 동시에 놀라울 만큼 총명하고, 황족과 같은 기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쿠리아에서 이단심판단의 추기경들이 그를 다음 대의 교황으로 선출한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그레고리오 교황의 즉위식 때, 그는 놀라운 사실을 발표합니다. 그가 옛날 황제가 잃어버린 혈통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그를 낳은 황모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안정을 취해야 하는 임신기에도 이곳저곳을 여행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예정일이 열흘이나 남은 상태에서 산통이 온 것입니다. 하녀들은 부랴부랴 지나가던 마을 여관에 자리를 마련했고, 거기서 그녀는 황자를 낳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마을 여관에서 한 명의 아이가 더 태어나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도 황자와 마찬가지로 보기 드문 금빛 머리에 붉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황모는 흥미로워하며 그 아이와 어머니를 불렀습니다. 어차피 출산 직후이기 때문에 마차 여행은 무리였었고, 황모는 계속 누워있는 침상이 지긋지긋 했기 때문이지요. 둘은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만, 어찌 된 영문인지 중간에 착오가 있어 아기 바구니가 뒤바뀌가 됩니다.

  그렇게 황자는 마을 여관의 아들로 자라고, 마을 여관의 아들은 황자로 자라납니다. 하지만 황궁으로 잘못 가게 된 아이는 점점 더 자라날 수록 금빛 머리는 퇴색하고 붉은 눈동자는 갈색이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어느날 사냥을 하다가 잘못 쏜 화살에 맞아 사망하고 맙니다.

  한편 마을 여관의 자식으로 자라난 황자의 금발 머리는 더욱 빛나고 눈빛도 마치 홍옥을 박은 것처럼 반짝거렸습니다. 그 총명함도 예상치 않아서, 그 아버지는 그가 법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 신전으로 보냅니다. 그는 거기서 자신의 재능을 맘껏 발휘하며 결국 이단심판관의 자리에 오르고, 교황이 되었습니다.

  라오가 증명하는 이러한 사실에 사람들은 경악했습니다. 동시에 황가에서 초대황제를 제외하곤 처음 나온 교황에 환호했습니다. 그가 황제가 된다면 오랜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한가지 전설, 정교 합일이 일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크리스티나 황제를 따르는 사람들은 황제와 교황은 이제와선 완전히 구별된 직함이고, 그것이 합쳐질 일은 없다고 일축합니다. 하지만 제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그 환상을 완전히 막을 순 없습니다.

  황제와 교황의 대립에는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 크리스티나 황제는 오랫동안 방랑용병으로 살아왔고, 그의 스승인 아사기도 왕국 용병이었기 때문에 왕국에 꽤 호의적입니다. 그에 반해 그레고리오 교황은 오랫동안 이단심판관을 하고 있었고, 왕국이야말로 우리 제국과 라오 유일신교가 정복해야 할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그레고리오 교황이 패권을 잡는다면 제국과 왕국의 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ps: 설정놀이 시작 ㅡ3-
# by TheLow | 2009/07/11 16:02 | 뫼비우스(Mobiu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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